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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그리고 대화/보고 듣고 생각하기

[도서협찬] 터키어 첫걸음

by 신천지행 2021. 2. 24.

 

<터키어 첫걸음> 장주영, 언어평등

문득 터키어를 배우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마흔이라는 나이를 앞두고 떠난 터키배낭여행에서 돌아온 직후였다. 이십대에도 가보지 못한 배낭여행을 뒤늦게 아내와 단둘이 떠난 여행이었다. 비록 보름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생애 첫 배낭여행이었고 일주일이상 해외에서 머무는 첫 여행이었다.

도시에 내릴때마다 숙소도 매번 찾아다니며 지냈던 시간이었지만 여기저기 많은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시간이었기에 그만큼 강렬하고 재미난 기억으로 남게되었다.

그 기억 중에서 앙카라에서 히타이트 유적이 있는 보아즈칼레로 가는 버스안에서 만난 한 터키인과 나누었던 대화가 있다. 앙카라에서 앰블런스 운전수로 일하는 그는 아내와 두딸이 있는 자신의 고향으로 가는 길이었고 터키동부행 버스였기에 외국인 부부조차 한자리에 앉을 수 없다는 완고함 덕분에 내 옆자리에 앉게 되었던 터키인이었다.

내가 읽고 있던 터키어 여행회화 책을 유심히 보던 그에게 이런저런 단어를 물어보게 되었고 회화책이니 앞뒤로 책장을 넘겨가며 드문드문 진행할 수 밖에 없는 대화였지만 몇가지 서로에 대한 사실들을 이해하며 대화할 수 있었고 보아즈칼레로 들어가는 돌무쉬를 타기 위한 중간 정류장에 내릴때까지 함께 대화하며 동행하는 즐거움을 주었던 순간이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옆자리에서 대화를 나누었다는 인연으로 우리 부부를 따라 내려 택시운전수의 사기를 막아주고 돌무쉬를 탈 수 있게 도와주고 떠나기까지 했던 고마움도 함께 남겨주었다.

그분의 주소를 받아왔었는데 터키어밖에 못하는 그분에게 감사의 편지를 보내기 위해 이스탄불 문화원까지 가야 했기에 차일피일 미루다가 결국 너무 늦어지고 말았다.

터키를 여행하며 사람들을 만났던 시간들이 즐거웠고 우리에게 없는 발음으로 흉내내기조차 쉽지 않았던 그 말을 따라해보고 싶었는데 이책이 첫걸음이 되어줄 것 같다.

언어평등 출판사 사이트에서 다운받은 MP3를 들으며 책을 바라보고 있으니 몇몇 귀에 익었던 단어들이 다시 들려온다. 첫걸음이라고 적혀있지만 역시나 터키어는 쉽지 않아보인다.

아직도 능숙하지 못한 영어와 일본어지만 어학교재는 눈에 익어서 그런지 이 책의 의도와 두껍지 않아도 알찬내용이라는 것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코로나가 풀리면 아이와 같이 다시 꼭 여행가보고 싶은 곳이 터키다 여유와 능력이 된다면 한해살이도 해보고 싶은 그런 나라였기에 이 어학책이 그 꿈의 첫걸음이 되어줄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그 버스안에서 만났던 그분을 찾아가 그때 못한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