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문화로 맛보는 스시와 사케 이야기> 김지연, 지식의날개
방송통신대학교 문고판 출판사인 지식의날개에서 이번에 출간된 역사와 문화로 맛보는 스시와 사케 이야기는 제목 그대로 스시와 사케를 역사와 문화적인 측면으로 세심히 살피고 즐겨보자는 책이다.
문고판이라 150페이지밖에 되지 않지만 내용은 의외로 알차고 때론 너무 전문적인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우리가 초밥이라고 알고 먹고 있는 스시는 일본의 간사이(관서)와 간토(관동)이 서로 가지는 기질만큼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알고 있었는데 이 책에서 소개하는 역사는 내가 알고 있는 에도시대보다 훨씬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있는 가자미 식혜나 명태 식혜같은 생선을 밥과 같이 삭히는 음식문화를 스시의 원조라고 보고 있다는 점은 어렴풋하게 인지하고 있기는 했지만 이 책을 통해 처음 제대로 알게된 것 같다.
생선을 밥과 같이 발효해서 먹던 문화가 스시로 발전하는 과정에 있는 것이 지금 일식집에 가면 귀하게 맛볼수있는 시메사바(고등어스시)로 주로 간사이에서 정착되었던 누름초밥형태였던 것이 도쿠가와 막부시대가 펼쳐지면서 에도시대가 열리고 간사이와는 다른 새로운 문화가 형성되어 지금의 손으로 쥐는 초밥이 탄생하게 된 과정은 역사적으로 대략적인 흐름은 명확한 것 같다.
어찌되었던 스시가 대중화되고 전국적인 문화로 만들어져 나가는 것은 에도식 스시인 니기리즈지의 영향이 컸지만 스시는 뇌물에 주로 이용될 만큼 고급화되면서 서민들이 즐기기 어려운 음식이 되었다. 하지만 패전이후 척박한 환경에 저렴한 먹거리에 대한 열망을 반영해 공장식 컨베이어를 도입한 회전초밥집이 만들어지면서 스시는 다시 대중적인 음식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만화책 <미스터 초밥왕>에도 어느정도 역사적 배경같은 것들이 설명되어있었어서 딱히 모르는 것은 아니었지만 아주 구체적이고 정확한 설명으로 스시의 배경과 역사에 대해 알게된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젠 오마카세로 이용하면 한타임에 10만원이 넘는 스시집도 많고 아직도 접시에 2~3천원짜리 회전초밥집도 찾아볼 수 있다. 이 책은 우리가 즐기는 초밥이 일본에서 어떻게 형성되고 발전하고 현재의 문화가 되었는지 말하고 있고 일본에서 스시를 즐기는 방법들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2부에선 사케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스시보다는 조금 적은 분량이지만 간단한 일본술의 역사와 사케 라벨을 읽는 법과 일본 술을 음미하는 법에 대해 꼼꼼하게 설명하고 있다. 사케가 단지 뜨겁게나 차갑게 먹는 것만이 아니라 여러 온도에 따라 다양하게 즐기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안 것은 나에게 재미난 사실이었다.
페이지가 많지는 않지만 스시와 사케에 대해 굉장히 디테일하게 다루고 있는 책이라는 느낌이었고 일본의 자료를 많이 참고해서 쓰여진 책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책의 내용 중간중간 각주처리된 내용들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되어있어 상식적인 수준에서 스시와 사케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 한권으로 충분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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