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사키의 군치축제가 특이한 것은
일본의 다른 지역과 같이 오랜 전통과 마을 단위로 준비하는 것과 함께
남만(포루투칼), 중국등 다양한 외국의 영향이 축제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어서
일본내에서 나가사키 만의 이국적인 느낌을 잘 살려주고 있다.
에도시대 막부의 부교소가 있던 에도막부에서 직접 관리하던 곳이었지만
아무래도 거리상 가까운 사츠마번에 영향을 많이 미쳤던 곳이기도 했기때문에
일본의 근대화를 이끄는 메이지유신의 중심에 사츠마번과 쵸슈번이 있게 된다.
결국 근대화의 중심으로 서양 문물을 받아드리면서 유신지사들의 터전이 되고
이후 일본의 제국주의 전쟁의 무기생산 기지가 되어 원자폭탄을 맞게 된다.
일본의 축제를 볼때마다 느끼지만
우리나라에서 사라진 지역의 결속이나 유대와 함께 역동적이면서도 무서움을 느끼게 된다.
식민지가 되어 강제적으로 근대를 맞이해야 했던 우리나라에서
지역민이 중심이 되는 축제는 지배자에게 불편한 존재였을 것이다.
식민지시대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전쟁과 궁핍함이 겹치면서
먹고살기 바빴던 우리들에게 축제는 사치였을지도 모른다.
지금의 우리나라 축제들을 보면 대부분이 관이 주도하고 있는 축제로
원래 민간에서 전승되던 축제는 강릉 단오정도 밖에 남아있지 않은 것 같다.
역사적으로 축제는 지역민의 유대와 결속을 강화하고
조직적인 힘을 표출하는 장으로
전시에 예비군으로 활용해야 하는 민간인들을 조직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였다.
그래서 아마도 전국민이 군대를 가고 상시적으로 군사훈련을 받아왔던
군사정권시절엔 축제가 별 의미가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일본의 축제도 점점 지역민의 참여가 줄어들어 많은 고민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나가사키 군치축제는 당분간 그 명성을 잃지 않을 것 같다.
7년에 걸쳐 여러 지역이 돌아가면서 펼치는 축제이기때문에
내년이나 후년에 한번더 가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이번 여행때 지역서점에서 "못때코이 나가사키 군치입문백과"라는 책을 하나 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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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뜬금없지만
일본의 칼같은 절도있는 행사들영상을 첨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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